저널

바다에서 보고 들은 것을 적어 둡니다. 계절마다 달라지는 거제의 길과, 해온의 부엌에서 벌어지는 일들.

모자를 쓰고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
2026.02.02에세이

겨울 바다 앞에서
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

성수기가 지난 남해는 조용합니다. 파도 소리와 갈매기, 그리고 가끔 지나가는 어선. 이 계절에 해온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. 그 방법을 몇 가지 적어 두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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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아침 해

해가 가장 먼저 닿는 창

동짓날 전후로 해는 스파 스위트의 욕조 창 정중앙에서 뜹니다. 일 년에 열흘 남짓입니다. 그 열흘을 기다려 예약하는 손님이 매년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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빛이 스며드는 숲길

해송 스물두 그루를 지나는 길

정원에서 저구항까지 이어지는 320m 산책로에는 해송이 스물두 그루 서 있습니다. 태풍 힌남노 때 두 그루가 넘어졌고, 그 자리에는 동백을 심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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좌판에 놓인 생선들

새벽 다섯 시, 저구항 위판장에서

겨울에는 대구와 물메기, 봄에는 도다리, 여름에는 갈치. 조식 국이 계절마다 바뀌는 이유는 단순합니다. 그날 위판장에 나온 것으로 끓이기 때문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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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다 곁에 선 등대

홍포 등대까지, 자전거로 40분

해온에는 자전거 네 대가 있습니다. 언덕을 내려가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홍포 등대가 나옵니다. 돌아오는 길의 오르막이 문제지만,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 일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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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이 쏟아지는 밤바다

가로등이 없다는 것의 장점

언덕 아래 마을에는 가로등이 세 개뿐입니다. 불편한 대신 밤에 얻는 것이 있습니다. 9월 말에서 10월 초, 자정 무렵 파이어 덱에 누우면 은하수가 보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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빗방울이 맺힌 창

비 오는 날의 해온

장마철 예약을 취소하시는 분들께 늘 같은 말씀을 드립니다. 비 오는 날 이 언덕이 제일 조용합니다. 라운지 창가 두 번째 자리를 비워 두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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